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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Philosophy)/소피의 세계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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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 그리스 철학자들은 호메로스의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이 인간과 너무 유사하다고 비판했어. 실제로 신들은 우리와 똑같이 이기적이며 믿지 못할 대상들이었어. 신화란 단지 우리들이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류 역사상 처음 언급한 셈이지.


  “죽음을 피하지 못하는 인간은 신도 인간처럼 태어나고, 옷을 입으며, 인간의 형상과 목소리를 지녔다고 상상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그들의 신이 코가 납작한 흑인이라고 상상했고, 트라키아 지방 사람들은 푸른 눈에 빨간 머리의 신들을 생각해냈다. 암소와 말, 그리고 사제에게도 손이 있어서 그림을 그리고 인간처럼 창작할 수 있었다면, 말은 말과 같은 신의 모습을, 암소는 암소처럼 생긴 신의 모습을 그려 자신과 똑같은 형상을 창조했을 것이다.”


-소피의 세계 본문 중에서-


  북유럽의 토르 신도,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신들도, 그리고 하나님도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다. 만약 신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고 인간이 만들어낸 가상의 존재라고 한다면 자연스러운 현상일지 모르겠다. 그리고 신이 있어서 신이 인간을 창조해냈다고 한다면, 신이 신의 형상으로 인간을 창조하는 것 또한 이상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인간들이 로봇을 만들 때도 로봇들은 인간의 형상들이지 않은가. 태권브이부터 시작해서 트랜스포머까지 모두 인간의 모습들이다. 신이 있든 없든 신이 인간을 만들었든 인간이 신을 만들었든 신과 인간의 형상이 같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소피가 깨달은 점은, 사람들에겐 항상 자연의 진행 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사람들은 그런 설명 없이는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과학이 존재하지 않던 그 옛날, 사람들은 신화를 지어낸 것이다.


-소피의 세계 본문 중에서-


  자연법칙들이 알려지기 전에 자연현상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인간들의 상상력이 더해진 신화라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자연현상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이 가능해진 지금은 신화라는 것이 생겨나긴 힘들다.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신화가 나올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지금과 다른 시대 혹은 현실과 구별되는 다른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자연현상의 원리를 모르는 어린아이들은 신화에 관심을 가지고 재미있어하지만, 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신화에 대한 관심은 떨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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