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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Philosophy)/소피의 세계

[소피의 세계] 에덴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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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동산

———어느 순간에 그 무엇이 무(無)에서 생겨났으리라———



  주인공 소피가 의무의 편지 두 통을 받는것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각각의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적혀져 있다. 


- 너는 누구니?


- 세계는 어디에서 생겨났을까?


  위의 두 가지 질문은 누구나 의문을 가지고 많은 생각을 해봤을법한 것들이다. 


  너는 누구니? 나는 누구일까? 사람들은 누구냐는 질문을 받으면 자신의 이름을 말하거나 직업을 말한다. 그것으로 자신이 누구인지를 상대방에게 설명한다. 누구냐고 물어본 사람 역시 그런 의도로 물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 말고 정말 나는 누구일까? 태어날 때부터 생각해보면 누구나 자신들의 생년월일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생년월일이라는 것은 나중에 어느 정도 자랐을 때 부모님께 들어서 아는 것이다. 자신들이 태어난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태어난 날을 아는 사람 또한 없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이 태어난 날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십수 년을 살아온 사람들도 많다. 출생신고를 늦게 했다든지 등의 이유로 실제 출생일과 주민등록번호가 다르고 본인은 주민등록번호를 자기의 생일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는 아니었다는 이야기는 충분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다. 만약 그렇다고 해도 그것 또한 본인이 아니라 타인의 말에 의해서 알게 되는 경우다. 여기서 타인은 주로 부모님일 것이다. 어쨌든 본인 스스로는 본인의 출생일을 정확히 알지도 못한다. 물론 각자가 알고 있는 출생일과 실제 출생일이 같으리라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의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나 또한 내가 알고 있는 생일이 실제 나의 출생일이라는 것에 의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태어나자마자 부모와 헤어지고 다른 사람에 의해 키워진다든지 하는 경우 생일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그리고 이 세상에 태어날지 말지, 언제 태어날지, 사람으로 태어날지 동물로 태어날지, 남자로 태어날지 여자로 태어날지, 어느 나라에서 태어날지, 어느 부모 밑에서 태어날지 등등 어느 것 하나도 스스로 결정한 것은 없다.-태어나기 전에 어떤 세상이 있고 그곳에서 스스로 이러한 것들을 결정하고 태어난 후에 그 전의 모든 기억이 지워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리고 자라면서 여러 환경 속에서 영향을 받으면서 지금의 ‘나’가 된다.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영어를 쓰고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한국어를 쓰고 서울에서 태어난 사람은 서울말을 부산에서 태어난 사람은 부산말을 쓴다. 남자와 여자는 본인의 의지와 크게 상관없이 신체의 발달도 다르다. 가정환경 또는 주변 환경에 따라서도 내 생각도 영향을 받고 바뀐다. 많은 사람이 같은 현상을 보고도 각자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이 다른 것도 이러한 것들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 또한 나도 모르는 사이 어떤 영향을 받은 결과일 수 있다. 지금 내가 하는 생각과 행동들이 모두 그동안 쌓여온 어떤 영향에 의한 것이라면 지금의 존재가 과연 ‘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에 생각도 든다.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이 세상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라는 생각들도 참 많이 했었던 것 같다. 요즘보다는 성인이 되기 전에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사물이든 생명이든 그 근원을 찾아 들어가면 혼란스럽다. 어떤 물건이 있으면 그것을 만든 사람과 재료,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데 필요한 장비들이 필요하다. 재료는 이 지구상에 존재해있는 것들로 만드는데 그러한 것들은 언제부터 지구상에 존재했으며, 지구 또한 어떻게 생겨났는지,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는지로 들어가야 한다. 사람 또한 부모님에 의해서 태어나고 부모님은 할아버지, 할머니, 이렇게 계속 올라가게 되면 최초의 인간에게까지 다가간다. 나는 이 세상이 존재하는 것 자체도 이해가 되지 않고, 어떻게 해서 자연법칙에 따라 세상이 흘러가고 생명이 태어나고 죽는지에 대한 모든 것들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의문들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전지전능한 신의 존재였다. 인간의 생각과 능력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신이 존재하고 그 신에 의해서 세상이 창조되고 신의 뜻대로 세상이 흘러간다고 이야기하면 모든 의문은 해결이 된다. 그래서 나는 신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나의 지식으로서는 답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성경에도 보면 창세기 1장 1절에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로 시작한다.



  신의 존재로 인해서 이 세상에 대한 의문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또 하나의 의문이 남는다. 신이 존재하고 또 신이 전지전능해서 천지창조를 포함해서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러면 그 신은 어디서 왔느냐는 것이다. 다른 어떤 존재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일까? 만약 다른 어떤 존재가 신을 만들었다면 그 존재는 어디서 온 것인가? 태초에 아무것도 없던 세상에서 신이 스스로 존재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가능한 일인가? 만약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인간도,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들도 스스로 존재했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책의 본문에도 이런 문구가 있다. 내가 지금껏 생각해온 내용과 비슷하다. 


  물론 하느님이 우주를 창조했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면 하느님은 또 뭐지? 하느님은 스스로 무(無)에서 생겨난 걸까? 다시 소피의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 일렁였다. 

- 본문 중에서 -


  세계는 어디에서 생겨났는지에 대해서 언제쯤 속 시원히 알 수 있게 될까? 과연 그런 날이 올 수는 있을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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