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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

학연, 혈연, 지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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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부터 지금까지 학연, 혈연, 지연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항상 있었다. 학연, 혈연, 지연으로 사람들이 뭉치고 서로 돕고 편의를 봐준다. 개인적으로 호의를 베풀고 편의를 봐주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아니다. 그것이 불법으로 이어지고 다른 그룹의 사람들에 대한 차별로 이어지는 것이 문제다. 회사생활에서도 학연과 지연으로 서로 뭉치는 경우가 많다. 향우회를 만들어 같은 고향 사람끼리 모임을 만들고 같은 동문끼리 모임을 만들기도 한다. 이것 역시 모임으로 끝나면 아무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같은 향우회, 동문끼리 라인을 만들고 원칙보다 위에서 움직인다. 예를 들어 시험을 통해서 한 사람을 뽑는다고 했을 때, 심사위원이 같은 고향 사람에게 조언을 해주는 정도를 넘어서 시험 결과를 뒤집고 동향 사람을 뽑는 경우가 있다. 조언을 해주는 것도 불공정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결과마저 뒤집히면 이것은 심각한 문제다. 또한 같은 ‘라인’ 사람에게만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이번에 누가 임원이 될지를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것도 몇 년 전부터 이미 알고 있기도 하다. 그 사람은 이미 임원이 될 예정인 사람인 것이다. 그리고 그의 다른 경쟁자는 임원이 되지 못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임원이 되고 안 되고는 성과와 평가가 아니라 같은 라인이냐 아니냐의 문제다. 물론 이것은 일부의 문제겠지만 나는 아직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고 생각한다. 라인에 들지 못하면 노력을 해도 진급이 늦어진다. 이런 조직은 불공정한 사회며, 경쟁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입사할 때 이미 정해져 있는 학연, 혈연, 지연이다. 이것들은 어떻게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라인에서 멀어진 사람들은 의욕도 사라지고 자신의 동아줄이 되어줄 조직이 있는곳으로 찾아 떠나기도 한다. 


  나는 이러한 모습들을 보면서 처음에는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학연, 혈연, 지연이 도대체 뭐길래 저렇게 함께 그룹을 만들고 편을 만드는 것일까? 회사 사람들은 모두 같은 편인데 왜 그 안에서 또 다른 편을 만드는 것일까? 나는 같은 고향 사람, 같은 대학 동기를 만나도 잠깐 반가운 마음 들고 그걸로 끝인데 왜 저렇게 유대관계를 가지는 것일까? 이런 생각들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왜 그런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본인의 뜻을 관철 시키기 위해서는 본인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필요하고 세력이 필요하다. 정당도 그렇게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뜻을 관철 시키고 정책을 펴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곧 세력이며, 세력이 없으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러한 세력을 만드는 것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능력이 있는지 등등을 다른 사람들이 알고 신뢰를 쌓아가는 것은 단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동안 그 사람이 해온 말과 행동에 대해서 판단하고 뜻을 함께하며 세력이 된다. 하지만 학연, 지연, 혈연 등은 시작단계에 이미 나와 공통적인 요소가 있는 커뮤니티가 존재한다. 그렇게 학연, 지연으로 뭉치며 단시간에 세력을 형성한다. 그리고 아무런 노력 없이도 이미 형성되어 있는 세력으로 편입되어 많은 혜택을 누린다.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런 커뮤니티는 오랫동안 세력을 형성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혜택을 많이 주게 되고 이런 것들이 원칙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국회의원이 정당 내에서 정치를 펼치느냐, 아니면 무소속으로 정치를 하느냐와 비슷하다.


  학연, 혈연, 지연은 개인적인 영역으로 두고, 공정성을 해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