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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Literature) & 책

신은 진실을 알지만 때를 기다린다 -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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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톨스토이의 ‘신은 진실을 알지만 때를 기다린다.’는 단편치고도 내용이 짧은 편이다. 블라디미르라는 도시에 악세노프라는 젊은 상인이 살고 있었다. 젊었을 때는 술을 많이 마셨고 취하면 난폭해졌다. 하지만 결혼한 뒤에는 술을 끊었고 그 후에는 가끔 마실 뿐이었다. 어느 날 악세노프는 장터에 나갔다가 억울하게 살인죄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게 된다. 그렇게 26년 옥살이를 하다가 그곳에서 진범을 만나게 되고 그를 용서하게 된다. 그리고 진실이 밝혀지게 되지만 악세노프는 숨을 거두게 된다.


  악세노프가 감옥에 가게 되고 그의 아내가 찾아왔을 때, 그의 아내도 악세노프가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믿지 못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진실은 신 만이 알고 있다고 하면서 신에게 의지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만약 내가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게 되었을 때, 나의 말을 믿어줄 사람이 과연 있을까라고 생각해보고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 봤는데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평소의 언행과 신뢰 관계가 영향을 미치겠지만 유죄판결을 받고 감옥까지 가게 된 상황에서 믿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악세노프는 누명이긴 하지만 사람을 죽인 이유로 26년째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고 나온다. 악세노프의 총 형량이 얼마인지가 궁금해졌다. 현재 우리나라 법에 따르면 26년이라는 시간은 매우 크게 느껴졌다. 아직 형량이 남은 상태에서 말이다. 물론 한 사람의 인생이 끝나고 그로 인해 평생 상처받고 살아갈 가족 및 주변인들의 삶을 생각해보면 길지 않은 형량일 수도 있다. 악세노프가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는 형량이 너무 길어 보였다.


  이 책의 제목은 ‘신은 진실을 알지만, 때를 기다린다.’이다. 톨스토이가 말하고 싶었던 그 ‘때’라는 것은 언제일까? 이 책에서는 누명을 쓴 악세노프가 현실을 원망하지 않고 살아가고 진범이 자신의 죄를 고백하며 악세노프가 진범을 용서하는 때를 말하는 것 같다. 신은 모든 진실을 알고 있지만 악세노프가 26년의 형을 사는 동안 진실을 밝혀주지 않는다. 26년이 지나서야 진범을 악세노프가 있는 곳으로 보내준다. ? 신의 계획에 의한 것이라면 말이다- 그것은 아마 악세노프가 진범을 용서할 수 있는 때를 기다린 것이 아닐까? 그때쯤이면 악세노프가 책을 읽고 수양을 통해서 많은 수감자에게 성인의 소리도 들을 정도로 존경받는 상태기 때문이다. 그리고 악세노프 또한 진범을 알게 되지만 그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  이것 또한 진범이 자백할 때를 기다린 것이 아닐까? 외부의 어떤 힘에 의해서 죄에 대한 처벌을 받는 것보다 진정 필요한 것은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 그리고 피해자의 용서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뉴스에 나오는 여러 사건사고들을 보면 가해자들의 사과와 피해자의 용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법적인 구속과 제재, 그리고 피해보상만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해결되지 않은 오래된 문제인 위안부 문제도 하루빨리 일본의 가슴속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사과와 피해자 할머니분들의 용서가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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